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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V칼럼] 가장 낮은 곳에 임하는 추석의 풍요

김의선 목사 기자
작성일 2026-09-2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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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음은 벌써 고향으로 향하고, 오랜만에 만날 가족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가슴이 설렙니다. 추석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연 ‘풍요’입니다. 잘 익은 오곡백과와 송편, 온 가족이 둘러앉은 넉넉한 밥상은 한 해 동안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를 헤아리게 하는 감사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영등포 광장에서 펼쳐진 ‘사랑의 오찬’ 소식을 접하며 ‘진정한 풍요’가 무엇인지 다시금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시선이 화려하고 높은 곳을 향할 때, 누군가는 가장 낮고 소외된 이웃을 찾아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나누었습니다. 명절의 들뜬 분위기 속에서 더 깊은 외로움에 잠길 뻔했던 노숙인과 쪽방촌 주민들에게, 그 한 끼의 식사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당신은 잊히지 않았습니다’라는 하나님의 위로였을 것입니다.

부유한 상인의 아들이었던 아시시의 성자 프란치스코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젊은 시절, 그는 세상의 모든 부귀영화를 누렸지만 채워지지 않는 영혼의 갈증을 느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길에서 온몸이 썩어 문드러진 나병 환자를 마주칩니다. 이전 같았으면 코를 막고 돌아섰을 테지만, 그는 말에서 내려 그 환자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었습니다. 그 순간, 그는 이전에는 결코 맛보지 못했던 하늘의 기쁨과 평안을 경험했다고 고백합니다. 가장 끔찍하고 비참한 존재를 끌어안았을 때, 그는 비로소 그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영등포 광장에서 밥을 푸던 봉사자들의 마음도 이와 같지 않았을까요? 그들은 단지 음식을 나눈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마음을 나누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섬김의 자리에서, 세상의 어떤 풍성한 잔칫상에서도 얻을 수 없는 영적인 풍요를 맛보았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임금이 그 오른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 … 이에 의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음식을 대접하였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시게 하였나이까 …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마태복음 25:34, 37, 40)

이번 추석, 우리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풍성하게 차려진 상도 감사하지만, 그 풍요를 나눌 이웃이 우리 주변에 있는지 살펴보는 명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의 작은 나눔이 필요한 ‘지극히 작은 자’를 찾아 그 손을 잡아줄 때, 우리는 그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는 주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시는 가장 복되고 풍성한 추석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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