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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말씀에 의지하여’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9-11 07:10

본문

오늘날 한국 교회의 차세대 사역 현장은 깊은 무력감과 피로감에 젖어 있다. ‘에반젤리컬 포커스’에 실린 댄 랜달의 글처럼, 수많은 사역자가 밤새도록 수고했으나 아무것도 잡지 못한 베드로의 심정으로 ‘얕은 연못’을 탓하며 주저앉아 있다. 온갖 최신 프로그램과 눈높이 교육,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어도 다음 세대의 마음은 굳게 닫혀 있고, 교회는 점점 더 그들로부터 멀어지는 듯하다. 이 깊은 절망의 원인은 무엇인가.

문제는 노력의 부족이나 방법론의 부재가 아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사역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느냐에 달려있다. 누가복음 5장에 나타난 베드로의 실패는 그의 어업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밤새 그물을 던졌던 그의 경험과 지식, 그 모든 인간적인 수고가 실패의 원인이었다. 그의 경험은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이라는 탄식으로 귀결될 뿐이었다. 오늘날 우리의 사역이 바로 이 지점에 머물러 있다. 우리의 경험과 전략, 인간적인 열심이 주님의 말씀보다 앞서 있기 때문이다.

돌파구는 역설적이게도 모든 인간적 노력을 내려놓고 ‘말씀에 의지하여’ 그물을 내리는 순종에서 시작된다. 주님은 베드로에게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고 명령하셨다. 이는 어부의 상식에 반하는 비합리적인 요구였다. 그러나 베드로의 위대함은 자신의 실패한 경험을 절대화하지 않고, 이해할 수 없는 주님의 말씀에 자신을 굴복시킨 데 있다. 성경은 그 순종의 결과를 이렇게 증언한다.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에게 이르시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시몬이 대답하여 이르되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하고 그렇게 하니 고기를 잡은 것이 심히 많아 그물이 찢어지는지라 이에 다른 배에 있는 동무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 하니 그들이 와서 두 배에 채우매 잠기게 되었더라” (누가복음 5:4-7)

이 기적은 두 가지 중요한 원리를 가르친다. 첫째, 풍성한 열매는 인간의 수고가 아닌, 말씀에 대한 순종의 결과라는 것이다. 둘째, 그 열매는 결코 한 사람이나 한 공동체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서, 반드시 ‘다른 배에 있는 동무들’과의 연합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이는 18세기 영국의 노예제 폐지를 이끌었던 윌리엄 윌버포스와 ‘클래펌 공동체(Clapham Sect)’의 사역을 통해 명확히 증명된다. 그들은 개별적인 경건 활동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정치인, 법률가, 사업가, 목회자가 하나의 목표 아래 수십 년간 연대하며 기도와 전략을 공유했다. 그들의 연합된 순종은 한 시대의 거대한 악을 무너뜨리는 기적을 낳았다.

이제 한국 교회는 차세대 사역이라는 이름 아래 각자 얕은 물가에서 벌이던 소모적인 경쟁을 멈춰야 한다. 개교회의 부흥이라는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서로를 ‘경쟁자’가 아닌 ‘동무’로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모든 경험과 전략을 내려놓고, 가장 깊은 곳으로 가라는 주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연합의 그물을 던져야 한다. 그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찢어질 듯한 부흥의 열매를 함께 거두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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