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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파도 앞에서, 교회의 닻을 점검하라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6-1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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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조류는 거세고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 미국 복음주의 진영이 특정 정치인과 유착하며 세속적 권력에 기우는 모습은 대서양 건너 유럽 교회에까지 깊은 우려의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스페인 성공회에서는 사제들이 동양 신비주의와 기독교를 혼합하는 혼합주의의 안개 속에서 신앙의 정체성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소셜 미디어라는 거대한 파도가 청소년들의 정신을 잠식하자, 16세 미만 사용 금지라는 극약 처방까지 내놓았다. 이 모든 현상은 교회가 세상의 거친 파도 앞에서 어떤 닻을 내리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

이러한 혼돈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 한국 교회의 두 가지 소식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밝히는 등대와 같다. 하나는 분당중앙교회의 후원으로 시작되는 ‘제2기 분중신학총서’ 연구집필자 모집 소식이다. 이는 교회가 일시적인 유행이나 세속적 담론에 편승하는 대신, 신학이라는 깊고 굳건한 반석 위에 서려는 거룩한 몸부림이다. 다른 하나는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의 신앙 유산을 다음 세대에 전하려는 기념음악회 소식이다. 이는 인간의 논리를 초월하는 용서와 사랑이라는 복음의 정수를 붙들려는 결단이다.

역사는 교회가 시대의 흐름에 편승할 때마다 어떻게 그 빛을 잃었는지를 증언한다. 20세기 초 독일 교회가 나치즘이라는 광풍에 휩쓸려 ‘독일적 기독교’(Deutsche Christen)를 부르짖으며 히틀러에게 충성을 맹세할 때, 칼 바르트와 디트리히 본회퍼를 중심으로 한 ‘고백교회’(Bekennende Kirche)는 바르멘 선언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가 듣고, 삶과 죽음에서 신뢰하고 순종해야 할 하나님의 유일한 말씀”이라고 선포하며 신앙의 닻을 굳건히 내렸다. 그들은 정치권력과의 야합이나 시대정신과의 타협이 아닌, 오직 말씀의 권위 아래 굳게 섰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마주한 도전 역시 다르지 않다. 정치적 이념의 파도, 세속적 성공주의의 파도, 종교다원주의의 파도 앞에서 교회가 내려야 할 닻은 명확하다. 그것은 바로 깊이 있는 신학적 성찰과 순교적 신앙의 계승이다. 분중신학총서가 한국 교회의 지적 토양을 깊게 하고, 손양원 목사의 삶이 한국 교회의 영적 심장을 뜨겁게 할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의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 위를 걸으신 주님을 따라 항해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의 본질은 세상의 흐름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거슬러 영원의 가치를 증언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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