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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정상이 아닌, 정의의 길에 교회의 소명이 있다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9-2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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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마주한 세 개의 소식은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벌어진 사건들이지만, 마치 잘 짜인 직물처럼 하나의 거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것은 바로 이 땅의 교회가 어디에 서야 하며,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 물음이다.

세계복음연맹이 UN에서 팔레스타인 기독교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은 것은, 교회가 정치적 유불리나 편협한 신학적 틀을 넘어 고통받는 지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하는 예언자적 사명을 상기시킨다. 스페인에서 수십 년간 잊혔던 복음주의 목회자들의 권리가 회복된 것은, 어둠의 시대 속에서도 묵묵히 신앙의 길을 걸었던 이들의 인내와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증거한다. 마지막으로, 세계 최강대국의 대통령이었으나 결국 ‘길 잃은 영혼’으로 평가받는 닉슨의 이야기는, 권력의 정점에서조차 구원받지 못한 한 인간의 공허함을 통해 교회가 추구해야 할 것이 세상의 힘이 아님을 역설한다.

이 시대 한국 교회는 때로 세상의 권력과 부에 가까워지려는 유혹에 흔들리며, 정의와 공의의 목소리를 내기보다 침묵을 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교회의 본질은 세상의 중심에 서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18세기 영국의 정치가 윌리엄 윌버포스는 평생을 노예제 폐지라는 거대한 악과 싸우는 데 바쳤다. 그의 신앙은 개인의 경건에만 머무르지 않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이 쇠사슬에 묶여 고통받는 현실을 외면하지 못하게 했다. 그는 수많은 정치적 반대와 조롱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마침내 승리했으며, 이는 신앙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위대한 증거가 되었다. 그의 삶은 교회의 소명이 권력의 복도가 아니라 고통의 현장에 있음을 웅변한다.

교회는 팔레스타인의 눈물을 닦아주고, 잊힌 목회자들의 신원을 회복시키며, ‘길 잃은 영혼’들에게 참된 구원의 길을 제시해야 할 책임이 있다. 우리의 자리는 화려한 권력의 옆자리가 아니라, 상처 입은 이웃의 곁이어야 한다. 성경은 우리에게 분명히 요구한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미가 6:8)

이제 한국 교회는 다시 이 말씀 앞에 서서, 우리의 발이 향하는 곳이 과연 주님이 원하시는 정의와 인자와 겸손의 길인지를 스스로 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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