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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빈 플랜팅가, '정당화된 기독교 신앙' 출간… 악의 문제에 대한 신학적 반론 제시

김형석 기자 기자
작성일 2026-06-23 09:01

본문

미국의 저명한 기독교 철학자인 앨빈 플랜팅가(Alvin Plantinga, 1932-)가 저술한 '정당화된 기독교 신앙(Warranted Christian Belief)'이 출간되어 신앙의 정당성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 이 책은 칼뱅신학교 명예교수이자 기독교 철학계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플랜팅가의 오랜 연구와 사유가 집약된 역작으로, 특히 기독교 신앙이 직면하는 가장 큰 난제 중 하나인 '악의 문제'에 대한 신학적, 철학적 반론을 제시한다.

플랜팅가는 이 책에서 신앙이 단순히 맹목적인 믿음이 아니라, 충분한 근거와 정당성을 갖춘 합리적인 신념임을 역설한다. 그는 특히 악의 존재가 기독교 신앙의 근간을 흔드는 결정적인 반증(defeater)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다. 기존의 많은 반기독교 논증들이 악의 문제를 논증의 핵심으로 삼아 신 존재를 부정하려 했으나, 플랜팅가는 이러한 논증들이 결정적인 실패를 맛보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악의 존재가 신앙을 포기할 만한 이유를 제공하지 못하며, 오히려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는 영적, 목회적 차원의 문제로 다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플랜팅가는 악의 문제가 신앙의 정당성을 약화시키는 '반증'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악의 존재와 신의 존재가 논리적으로 양립 불가능하거나, 악의 존재가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강력한 증거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논증들이 설득력이 부족하며, 신앙을 가진 이들이 겪는 고통과 악에 대한 분노가 반드시 신앙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반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욥기, 시편,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의 탄식 등 성경의 여러 사례를 통해 고통 속에서도 신앙을 견지했던 인물들을 조명하며, 악의 문제는 신앙의 합리성을 부정하는 논증이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겪는 영적 씨름의 과정임을 보여준다.

이 책은 '신은 왜 악을 허용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신학적, 철학적 깊이를 더하며, 기독교 신앙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중요한 지적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플랜팅가의 치밀한 논증은 악의 문제로 인해 신앙에 회의를 느끼는 이들에게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기독교 신앙의 합리성과 정당성을 더욱 굳건히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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