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 전통 속 통치자 복종 논의, 팬데믹 시대 '교회 필수성'과 '시민 불복종' 경계 짚다
김형석 기자 기자
작성일 2026-08-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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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은 수많은 이들에게 생명, 사랑하는 이들, 직업 등 유형의 손실을 안겨주었으며, 나아가 친구, 이웃, 가족, 심지어 교회 공동체마저 정부의 방역 조치를 둘러싸고 분열되는 아픔을 겪게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부 복음주의 교회들이 정부의 예배 제한 명령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를 다룬 도서 'Obeying Rulers with the Reformed Tradition'(가제)은 개혁주의 전통에 입각하여 통치자에게 복종해야 할 기독교인의 의무와 시민 불복종의 한계를 신학적으로 고찰한다.
이 책은 팬데믹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예배 인원 제한 등 정부의 각종 규제가 개인의 자유와 신앙생활에 제약을 가하는 현실을 조명한다. 특히, '교회는 필수적'이라는 명제 아래 정부의 명령에 대한 시민 불복종의 유혹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성경이 명하는 바에 따라 통치자에게 복종해야 할 기독교인의 의무를 강조한다.
저자는 성경 곳곳에서 발견되는 통치자에 대한 복종 명령을 제시하며, 개혁주의 신학의 근간을 이루는 로마서 13장 1-7절과 베드로전서 2장 13-17절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에서 “모든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롬 13:1)고 명확히 선언하며, 이는 당시 네로 황제와 같은 불신 통치자에게도 적용되는 원칙임을 분명히 한다. 베드로 사도 역시 “주를 위하여 모든 인간의 세우신 제도를 따르라 혹 황제라 하니 이는 과히 높다 하거나”(벧전 2:13)고 권면하며, 이는 기독교인들이 불의한 통치자 앞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야 함을 시사한다.
이 책은 17세기 영국에서 비국교도의 예배를 제한했던 클라렌돈 법령과 같은 종교 박해 수준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팬데믹 상황의 규제는 종교적 신념과 무관하게 모든 이에게 적용되는 조치이며, 교회가 특정 집단으로 표적이 되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정부의 규제 적용의 불일치나 남용 사례가 존재함을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상황이 곧바로 시민 불복종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마치 다른 사람이 허락 없이 쿠키를 먹는 것을 보고 자신도 먹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어린아이의 논리와 같다고 비판한다.
개혁주의 전통은 통치자에 대한 '저항 이론'을 가지고 있지만, 이는 기독교인이 국가에 직접적인 영적 예배를 강요받는 등 하나님의 법을 명백히 위반해야 하는 상황에 국한된다고 설명한다. 사도행전 5장 29절의 “사람보다 더 순종할 것이니라”는 베드로의 고백은, 황제를 공경하라는 베드로의 다른 가르침과 함께 균형 있게 이해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개혁주의 신학이 통치자에게 거의 절대적인 복종을 강조해왔음을 상기시키며, 심지어 통치자가 악하거나 교회의 문을 닫도록 명령하는 상황에서도 성경에 따라 복종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이는 일반 대중의 안녕을 위한 공공의 선을 위해, 전염병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 통치자가 교회에 대해서도 권위를 행사할 수 있다는 개혁주의적 이해에 기반한다. 이 책은 이러한 개혁주의 전통의 입장을 여러 신학자들의 인용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기독교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신앙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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