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밥, 전쟁의 기억과 함께 사라져가는 음식
김형석 기자
작성일 2026-06-1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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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셰프는 주먹밥을 비상식량이나 전쟁 음식으로 이해하는 세대이지만 실제 경험은 많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윗세대 어른들의 기억과 책을 통해 궁핍했던 시절의 음식으로 주먹밥을 떠올리곤 한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과 같이 촉촉하고 쫄깃한 쌀밥 문화를 가진 동아시아에서는 오래전부터 밥을 지어 간을 하고 쥐기만 하면 되는 한국식 주먹밥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햄버거를 패스트푸드로 부르는 것에 대해 박 셰프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맛이나 영양 문제가 아닌 속도 면에서 햄버거는 패스트푸드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햄버거 가게 주방은 효율적인 동선과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고기를 익히고 빵을 데우는 등 복잡하고 오랜 과정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햄버거를 패스트푸드라고 부르는 것은 느린 유럽식 음식을 비웃거나, 빨리 만든 음식을 사랑한다고 외치고 싶은 사람들의 명명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발효시키고 숙성하는 음식이 많지만, 패스트푸드의 제국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박 셰프는 말했다. 비빔밥과 국밥을 예로 들며,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가 음식 문화에도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짜장면 역시 도입 초기에는 고급 음식이었으나 한국인의 빨리빨리 정신에 맞춰 패스트푸드로 변모했다고 설명했다.
박 셰프는 어린 시절 소풍 때 김밥과 함께 주먹밥을 싸가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일제강점기에는 원족이라 불렸던 소풍이 1960년대 이후 김밥과 같은 의미가 되었지만, 그 이전에는 주먹밥을 싸가는 것이 흔했다고 전했다. 그는 주먹밥에도 빈부가 있었음을 언급하며, 속도와 휴대성이라는 장점을 가진 주먹밥이 소풍뿐만 아니라 전쟁 시에도 중요한 음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경북 포항시청 대잠홀 앞에서 열린 6.25 전쟁 음식 체험 행사에서 월남전 참전용사들이 주먹밥을 시식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뉴스1)
박 셰프는 주먹밥이 한국에게 전쟁의 기억으로 새겨진 음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방부의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을 칭찬하며, 전쟁으로 사라진 이들의 넋을 기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참호 속에서 주먹밥을 먹고 싸웠던 가난한 조국의 병사들을 생각하면 더 슬프다고 덧붙였다.
젊은 세대는 주먹밥을 전쟁 시대의 음식으로 떠올리지 않는 것 같다고 박 셰프는 언급했다. 그는 자신도 나이가 꽤 들었지만 여전히 주먹밥을 먹을 때면 전쟁 시대를 떠올리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신당동 떡볶이집 등에서 주먹밥을 먹을 때면 어머니가 쥐여주시던 주먹밥을 닮아 흠칫 놀라곤 한다며, 주먹밥이 민족의 밥상에서 떠나지 않는 음식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보수 신학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먹밥을 단순히 전쟁 음식으로만 기억하는 것은 역사적 맥락을 간과한 단편적인 시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생존을 위해 노력했던 당시 사람들의 지혜와 생명력을 담고 있는 음식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음식을 통해 과거를 기억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과거의 아픔에만 매몰되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자세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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