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가톨릭, '로마'의 이익이 '보편적' 가치를 앞설 때: 전통 사제단 파문 논란
김형석 기자
작성일 2026-08-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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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키리코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회칙 '모든 형제(Fratelli Tutti)'에서 강조된 '모든 이를 축복하라'는 메시지와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허용한 '신앙의 신비(Fiducia Supplicans)' 선언 등, 로마 가톨릭이 포용적이고 다원주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과 달리, 정작 로마 가톨릭의 정체성을 더욱 강하게 지지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십자가의 성 비오 10세회 사제단과 새로 임명된 주교들을 파문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로마 가톨릭의 이중적 정체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로마 가톨릭은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동시에 '로마'라는 제도적, 계급적 구조를 중심으로 하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 안에서 로마 가톨릭은 다양한 운동을 흡수하고, 다른 종교를 포용하며, 심지어 LGBTQ+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를 표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포용성은 '로마' 중심의 계급 구조가 흔들리지 않고, 교황청의 권위가 위협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데 키리코는 십자가의 성 비오 10세회 사태의 본질은 그들의 전통주의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교황청의 허가 없이 독자적으로 주교를 서품함으로써 '로마' 시스템의 고유한 권위에 도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로마 가톨릭 내에는 좌우 스펙트럼을 아우르는 다양한 입장이 존재할 수 있지만, 교황청의 허가 없는 주교 서품은 '로마' 시스템의 핵심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수 신학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데 키리코의 이러한 분석은 로마 가톨릭의 복잡한 역사적, 신학적 맥락을 지나치게 단순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정통 개혁주의 일각에서는 교황권의 절대성을 강조하는 그의 시각이 성경적 교회의 본질을 왜곡할 수 있으며, 교회의 보편성을 지나치게 로마 중심적으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또한, 교회의 질서와 권위는 중요하지만, 그것이 복음의 본질적인 메시지를 가리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출처: Evangelical Focus | 원문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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