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근현대문화유산도 제도화해야”…종교정책 새 기준 모색 > 교계 > 한국교회공보

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교계

HOME  >  교계종합  >  교계

“기독교 근현대문화유산도 제도화해야”…종교정책 새 기준 모색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8-21 12:07

본문

한기언협 제1회 종교정책 심포지엄 개최

김재성 소장 기독교 문화유산도 제도화 필요

장헌일 목사 종교보조금 집행·정산까지 검증해야

4790eb3f4b0a6a24d41cb7fd873b0e54_1787282067_4189.jpg한국기독언론협회(회장 노곤채 목사)는 지난 2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목련실에서 1회 종교정책 심포지엄을 열고 종교 관련 국가유산 보조금과 현행 종교지원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정책적 대안을 모색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장윤제 한국다문화희망협회 대표의 개회기도, 노곤채 회장의 인사말, 정찬수 한국교회총연합 법인사무총장과 홍호수 케일럽포럼 대표, 김도형 종무실장의 축사, 정성진 한국기독언론협회 지도목사의 격려사에 이어 주제발표와 토론·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4790eb3f4b0a6a24d41cb7fd873b0e54_1787282079_2228.jpg
김재성 소장 지원액 비교만으로 종교정책 구조 설명하기 어려워

첫 발제에 나선 김재성 바른기독교바른정치연구소장은 종교 관련 국가유산 보조금 지원에 대한 이해와 대응을 주제로 종교별 지원액의 단순 비교만으로는 현행 종교지원정책의 구조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종교 관련 국가유산 지원 문제가 단순한 행정적 지원의 범위를 넘어 신앙과 국가, 교회와 사회, 종교와 종교의 관계까지 연결되는 복합적인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국가유산 보존은 국가의 문화적 정체성과 역사적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 필요하지만 종교시설이 국가유산과 연결되면서 정교분리 원칙과 공공성, 종교 간 형평성 문제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2026년 종무실 관련 예산이 10436000만원 규모이며 불교 관련 예산 비중이 80%를 넘는다는 기존 분석을 소개하면서도 전통사찰 지원에는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과 국가유산 관련 법률 등 제도적 근거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헌법 제9조가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현행 제도는 전통사찰을 단순한 종교적 신행 공간이 아니라 민족문화유산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국가의 지원 역시 종교 자체가 아닌 문화유산 보존이라는 공익적 목적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헌법재판소의 기존 판단도 언급했다. 그는 헌재가 민족문화유산의 보존을 헌법 제9조에 따른 국가의 법적 의무로 보는 취지의 결정을 내린 사례가 있다며, 종교시설에 대한 지원이 포교활동 자체가 아니라 문화유산 보존을 목적으로 한다면 이를 단순히 정교분리 원칙 위반으로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종교지원 문제를 종무실이라는 하나의 행정조직 문제로만 접근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통사찰 보존과 국가유산 관련 사업은 관련 법률을 토대로 국가유산청과 다른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종무실을 폐지하더라도 관련 법률이 존속하는 한 다른 행정기관이 해당 사업을 집행하게 된다며 행정기관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행정·입법·사법과 지방자치단체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취지로 종교정책의 법적·제도적 구조 전체를 살펴야 한다고 했다.

지원 규모를 분석할 때 중앙정부의 국비뿐 아니라 지방비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도 했다. 일부 전통사찰 관련 사업은 국비 40%, 지방비 40%, 자부담 20%로 구성되며 사업에 따라 국비와 지방비가 각각 50%씩 투입되는 경우도 있어 실제 국가·지방재정 투입 규모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종교별 신도 수를 기준으로 형평성을 주장하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고 봤다. 정부가 관련 예산을 종교 포교비가 아닌 국가유산 보존 비용으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독교 인구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동일하거나 더 많은 예산을 요구하는 방식은 정책적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한국교회의 정책적 자기점검도 주문했다. “왜 불교는 많이 지원받는데 기독교는 그렇지 못한가라는 문제에 머물지 말고 한국교회가 근현대사에 남긴 역사적 자산을 왜 충분히 문화유산으로 축적하고 제도화하지 못했는지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기독교가 근현대사회에서 담당해 온 역할과 기여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기독교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목록화하고 국가유산 제도 안으로 편입시키기 위한 추진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범교단 차원의 상설 협의체와 실행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불교계의 경우 정부나 정치권이 정책을 논의할 상대가 비교적 명확하지만 기독교는 교단과 연합기관이 다양해 정책 대응의 구심점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왜 불교는 문화적으로 자산이 축적되는데 우리는 축적되지 않고 있는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을 스스로 던지면서 준비하고 대응해야 한다며 행정·입법·사법적 대응과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함께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4790eb3f4b0a6a24d41cb7fd873b0e54_1787282093_976.jpg

장헌일 목사 종교보조금, 배분만큼 실제 집행이 중요

두 번째 발제자인 장헌일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 원장은 한국 종교지원 정책에 대한 문제점 및 정책 대안을 주제로 종교별 예산 배분을 넘어 실제 집행과 정산, 감사 과정까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원장은 먼저 종교지원정책을 종교인의 입장에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종교 관련 예산 역시 국민이 낸 세금인 만큼 종교가 없는 국민을 포함한 납세자의 관점에서 정책의 타당성을 검증해야 보편성과 공평성,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2026년 종교문화시설 건립 관련 자료에 따르면 불교 관련 예산은 345억원으로 84.8%, 개신교는 235000만원으로 5.8%, 천주교는 216000만원으로 5.3%였다. 장 원장은 그러나 단순한 비율보다 편성된 예산이 실제 목적대로 집행되고 있는지를 더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일부 종교문화시설 사업에서는 사전 행정절차가 이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이 반영되거나 설계 용역 지연, 지방자치단체의 사업 포기 등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 원장은 현장 발표에서 “2024년도 18개 사업 가운데 13개 사업의 실집행률이 0%였다고 밝히며 과거 사업의 집행실적과 관계없이 후속 예산이 다시 편성되는 구조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고보조금 관리 기준상 행정·재정 절차의 지연과 협의 부실, 사업 포기 등이 발생한 경우 다음 연도 예산 심사에서 이를 반영해야 하지만 관행적 지원과 관리 소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원장은 누가 더 많이 받았느냐만 볼 것이 아니라 국민 세금으로 편성된 예산이 실제 목적에 맞게 사용됐는지, 이월과 불용은 얼마나 발생했는지, 정산과 감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단체 역시 일반 민간보조사업자와 동일하게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의 개선방안을 연구해 개정안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종무실의 역할에 대해서는 폐지가 아닌 기능 재정립을 제안했다. 장 원장은 종무실은 필요하다면서도 예산을 직접 배분하는 기능보다 종교 간 정책을 조정하는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교문화시설 건립처럼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은 종교별 지원 논리보다 문화유산·복지 등 해당 분야의 일반적인 공공정책 기준에 따라 심사하고, 종무실은 종교 간 소통과 협력, 갈등 조정과 정책협의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한국교회에는 정책 싱크탱크 구축을 주문했다. 장 원장은 불교계가 오랜 기간 법률을 만들고 개정하면서 전통사찰과 문화유산 지원의 제도적 토대를 구축해 왔다며 한국교회도 단순히 형평성을 주장하기보다 법률과 정책을 연구하는 전문적인 조직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특히 현행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을 토대로 실질적인 보존과 지원이 가능한 제도를 연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법률가와 행정·예산 전문가, 문화사 연구자 등으로 상설 정책 싱크탱크를 구성해 장기적인 입법·정책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근현대문화유산 문제 역시 개신교만의 이해관계로 접근하기보다 천주교 등과 협력하고 다른 종교와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 대한민국의 공공적 문화유산이라는 관점에서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 원장은 프랑스와 미국, 독일의 종교지원 정책도 비교하며 공공성을 새로운 지원 기준으로 제시했다. 프랑스는 라이시테(laïcité)’ 원칙에 따라 종교단체에 대한 직접적인 재정지원과 보조금 지급을 엄격히 제한하면서도 국가 소유 문화유산 등 공공성이 인정되는 영역에서는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종교의 포교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문화적 혜택을 누리는 공공자산에 국가가 재정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미국은 종교 간 중립성을 전제로 한 간접지원 방식으로 종교단체도 다른 비영리단체와 같은 자격으로 사회복지·교육 등 공익사업의 공모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독일은 종교세를 토대로 가톨릭의 카리타스와 개신교의 디아코니아 등이 사회복지와 공공서비스를 수행하는 모델에 주목했다. 장 원장은 한국에서도 교회 등 종교시설의 유휴공간을 저출생·고령화 대응과 통합돌봄 등 지역사회의 공공서비스에 활용한다면 종교 자체에 대한 지원이 아닌 국민 전체를 위한 복지정책이라는 지원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4790eb3f4b0a6a24d41cb7fd873b0e54_1787282120_3298.jpg
정찬수 목사 국고 지원보다 어떻게 사용하는지 살피는 것도 중요

토론에 나선 정찬수 한국교회총연합 법인사무총장도 기독교 문화유산의 제도화와 국가보조금의 투명한 관리 필요성에 공감했다. 정 목사는 한교총이 역사학자들과 함께 100년 이상 된 교회의 자료를 조사·수집하고 있다며 기독교 인구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국가의 지원을 요구하기보다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와 제도적 근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기독교 인구가 많다는 것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며 역사적 가치가 제도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정부 역시 지원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국고를 지원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더 중요하다며 특정 종교에 국한하지 않고 국가보조금을 받는 모든 종교단체에 동일한 투명성과 책임성의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회와 축사·격려사에서도 종교정책을 특정 종교의 이해관계를 넘어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4790eb3f4b0a6a24d41cb7fd873b0e54_1787282134_169.jpg
노곤채 한국기독언론협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종교의 자유가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자 자유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종교 역시 역사와 문화, 복지와 교육, 나눔과 봉사 현장에서 오랫동안 공공적 역할을 수행해 온 만큼 정부의 종교정책도 헌법적 가치와 공공성, 형평성의 원칙 안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했다.

노 회장은 어느 한 종교의 이해관계를 주장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국가의 종교정책과 예산이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수립되고 집행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종교 간 형평성과 투명성, 공정성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심포지엄이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대안을 제시하며 정부와 종교계가 소통할 수 있는 정책적 통로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했다.

축사에 나선 정찬수 목사는 현재 한국교회가 저출생과 초고령사회, 자살 증가, 다음세대 감소, 교회 재정과 자립 문제뿐 아니라 종교시설과 종교법인, 기독사학, 돌봄과 복지, 종교의 자유와 세법 등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정책 과제와 마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목사는 종교정책이 단순히 교회의 이해관계를 지키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교회가 자유롭게 신앙의 가치를 실현하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의 공공성을 위해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회의 유휴공간을 아동과 노인, 지역주민을 위한 돌봄 공간으로 활용하고 이를 법·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방안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언론의 역할도 강조했다. 정 목사는 정책은 현장을 알아야 하고 현장의 목소리는 정책으로 연결돼야 한다그 사이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문제를 제기하며 대안을 공론화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심포지엄이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한국교회 현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합리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공론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했다.

4790eb3f4b0a6a24d41cb7fd873b0e54_1787282148_086.jpg
홍호수 케일럽포럼 대표는 기독언론의 목소리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 목사는 오늘날 세상 언론의 볼륨은 굉장히 높고 목소리도 크지만 유독 기독언론의 볼륨은 너무 작고 낮다혼탁한 시대에 대한민국과 한국교회, 다음세대를 위해 한국기독언론협회가 볼륨을 높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리의 볼륨이 높아져야 한다며 성경과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국민을 깨우고 한국교회에 바른 비전을 제시하는 목소리가 커질 때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도 올바르게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목사는 기독언론은 이 선한 싸움을 많이 해줘야 한다올바른 진리의 소리를 외치고 국가와 교회와 다음세대를 위해 볼륨을 높이는 좋은 싸움꾼들이 한국기독언론협회에 많이 있다는 평가를 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은 서면 축사를 통해 이번 심포지엄이 정부의 종무행정을 점검하고 발전적인 종교정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종무실장은 학계, 언론계, 종교계가 한자리에 모여 종무행정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건설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이번 공론의 장은 보다 발전적인 종교정책을 수립하는 데 귀중한 나침반이 될 것이라며 심포지엄에서 제시되는 제언과 건설적인 의견을 경청해 더욱 공정하고 신뢰받는 종무행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성진 한국기독언론협회 지도목사는 격려사를 통해 종교와 국가의 관계를 단순한 예산 배분의 문제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국가의 지원이 어떤 공공적 가치와 원칙 위에서 이뤄져야 하는지, 종교는 국가와 어떤 건강한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함께 물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기독교의 역사·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이익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온전히 기록하고 다음세대에 전달하는 공적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4790eb3f4b0a6a24d41cb7fd873b0e54_1787282168_7848.jpg
이날 심포지엄의 논의는 종교별 지원액을 둘러싼 형평성 논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종교 관련 국가재정에도 공공성·투명성·성과와 책임성이라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데 모아졌다.

기사 공유하기
추천 0